파트1. 가치평가의 절대적 잣대, 현재가치 할인법

 

이솝우화 ‘황금알을 낳은 거위’에는 매일 딱 한 개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욕심 많은 거위 주인이 등장합니다. 거위 주인은 한꺼번에 많은 황금알을 가지고 싶은 욕심에 거위의 배를 갈랐다가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말죠. 원작의 거위처럼 매일 황금알을 낳는다면 한 달 후에 30개의 황금알을 가질 수 있으니 아무리 우매한 사람이라도 거위의 배를 가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럼 이렇게 질문해보겠습니다. 당신의 눈앞에 1년에 1개씩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있습니다. 이 거위는 40년간 황금알을 낳아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런데 이 거위의 배를 지금 당장 가르면 황금알 20개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당신은 당장 거위의 배를 가르겠습니까, 아니면 계속 기르겠습니까?

 

 

 

 

시장 가격이 없다? 비슷한 물건을 찾아 비교하고 평가하라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흔해 시장에서 자주 사고파는 동물이라면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거위의 시장 가격을 조사해서 황금알 20개의 가격과 서로 비교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세상에 단 하나뿐이므로 시장 가격이 존재할 리 없습니다.

 

시장 가격이 존재하지 않는 물건의 가치를 어림할 때 주로 쓰는 방법은 그것과 비슷한 물건의 시장 가격을 대용하는 것입니다. 이런 가치평가 방식을 ‘상대 가치평가법’이라고 합니다. 일례로 골동품 도자기의 가치를 알고 싶을 때 비슷한 연대의 다른 도자기 가격을 참고해서 가치를 구하는 방식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황금알을 낳는 닭의 시장 가격이 존재한다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대용가격으로 써도 무리가 없겠지요.

 

 

비슷한 물건조차 찾을 수 없다면? 미래 총 예상소득을 평가하라

 

하지만 시장가격을 대용할 비슷한 물건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황금알을 낳는 어떤 동물도 없다면 도대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가치는 어떻게 구해야 할까요? 이런 경우 사용하는 가치평가 방식이 ‘절대 가치평가법’입니다. 그 물건을 보유함으로써 얻게 되는 미래의 소득(현금흐름)을 합산해 가치를 구하는 방식입니다. 앞으로 생산하게 될 황금알의 총 가치가 곧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가치가 되는 셈입니다. 이처럼 향후 발생하는 총 수익의 현재가치를 구하는 방식인 ‘현재가치 할인법’ 또한 절대가치 평가법 중의 하나입니다.

 

 

현재가치와 미래가치 계산은 동전의 양면?

 

선택 1(지금 당장 얻을 수 있는 황금알 20개의 '현재가치')과 선택 2(향후 40년간 매년 특정 시점에서 얻을 수 있는 황금알의 '미래가치'의 합)를 서로 비교하기 위해서는 비교 시점을 통일해야 합니다. 즉 시제를 맞춰야 합니다. 미래가치와 현재가치를 비교할 경우 미래가치를 현재가치로 할인하여 현재가치끼리 비교하거나, 현재가치를 미래가치로 계산해 미래 특정 시점에서의 각 가치를 비교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선택 2의 미래가치를 현재가치로 계산해 선택 1의 황금알 20개의 현재가치와 비교하도록 하겠습니다.

 

선택 2의 현재가치는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황금알의 미래가치를 계산해야 합니다. 우선 황금알 1개의 현재가치가 현금 1,000만원이라고 가정해봅시다. 그리고 매년 이자율만큼 가치가 상승합니다. 연 이자율이 3%라고 할 때 황금알 1개의 가격인 현금 1,000만원의 1년 뒤 미래가치는 1년 치 이자 30만원이 더해져서 1,030만원이 됩니다.

 

☞ 1,000만원 Ⅹ (1+0.03) = 1,030만원

 

그러면 2년 후의 미래가치는 어떻게 계산할까요? 1,030만원에서 다시 이자 30만원을 더한 1,060만원일까요? 아닙니다. 2년째 이자는 1,030만원의 3%이므로 31만원이 됩니다. 그래서 2년 후의 미래가치는 1,061만원이 됩니다.

 

☞ 1,000만원 Ⅹ (1+0.03) Ⅹ (1+0.03)= 1,061만원

 

이처럼 미래가치를 계산할 때는 언제나 이자를 복리로 적용해야 합니다. 1년짜리 정기예금을 해마다 반복해서 넣는다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내용을 정리해보면

 

☞ 1년 후의 가치: 1,000만원 Ⅹ (1+0.03) = 1,030만원

☞ 2년 후의 가치: 1,000만원 Ⅹ (1+0.03)² = 1,061만원

☞ n년 후의 가치: 1,000만원 Ⅹ (1+0.03)ⁿ이 됩니다.

 

즉 미래가치는 현재가치에 (1+이자율)을 기간 n만큼 곱하여 구합니다.

 

☞ FV = PV Ⅹ (1+r)ⁿ

 

이제 미래가치를 구할 수 있게 되었으니, 현재가치는 자연스럽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 미래가치를 구하는 방식을 반대로 적용하면 됩니다. 즉, 미래가치(FV)를 구하는 공식에 양변을 (1+r)ⁿ으로 나누면 현재가치(PV)를 얻을 수 있습니다.

 

☞ PV = FV / (1+r)ⁿ

 

만약, 미래에 소득이 매년 반복해서 발생한다면, 매년 발생하는 소득의 현재가치를 일일이 구한 후 이를 모두 합산하면 됩니다.

 

☞ PV = FV1 / (1+r)¹ + FV2 / (1+r)² + FV3 / (1+r)³ + · · · + FVn / (1+r)ⁿ

 

 

물가가 오르면 이자율은 어떻게 변하나?

 

미래가치는 현재가치에 이자를 더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자는 왜 주는 걸까요? 우선 물가가 상승하는 만큼 현금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보전해주기 위함입니다. 예를 들어 모든 물가가 2%만큼 상승한다면 상대적으로 현금의 가치는 2% 하락합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2%의 이자를 요구하게 됩니다. 또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물가 상승분 이외에도 현재 현금을 가지고 물건을 소비할 수 있는 권리를 뺏기는 만큼의 실질적인 보상을 원합니다. 실질이자율 1%를 요구한다면 명목이자율은 물가상승률 2%에 실질이자율 1%를 더한 3%가 됩니다.

 

☞ 명목이자율 = 물가상승률 + 실질이자율

 

실질이자율은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명목이자율의 변화는 대부분 물가상승률에 의해 좌우됩니다.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면 명목이자율도 상승하게 됩니다. 곧, 현재가치 계산에서 물가상승률의 가정은 이자율에 포함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이자율은 국채의 이자율(금리)입니다. 국채금리는 정부가 돈을 빌릴 때 지불하는 이자율을 의미합니다. 정부는 가장 신용도가 높은 채무자입니다. 돈을 갚지 않을 가능성은 거의 없으므로 투자자가 돈을 빌려줄 때도 실질이자율을 크게 요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국채금리는 물가상승률보다 조금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곤 합니다.

 

 

<본문 요약>

 

1. 황금알 낳는 거위에서 당장 황금알 20개를 꺼낼 것인가, 40년간 키워서 1년간 1개씩 40개를 얻을 것인가를 선택(결정)해야 합니다.

 

2. 합리적으로 선택하려면, 가치를 비교-평가해야 하는데, 한쪽은 현재가치이고 다른 선택은 미래에 실현될 가치(미래가치)여서 시제를 맞춰서 비교해야 합니다. 현재가치로 맞추는 것이 편합니다.

 

3.현재가치와 미래가치를 구하는 데에는 현재 혹은 미래의 ‘가격’(현재 1개당 1,000만원), ‘기간’(40년), ‘이자율’(3%)이 필요합니다. 미래가치는 현재가치에 기간만큼 복리로 이자를 더해 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현재가치는 미래가치에서 기간만큼 복리로 이자를 차감해(할인) 구할 수 있습니다.

 


 

Writer. 김희준

  현대자동차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미래연구실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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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금융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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