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2. 현재가치 할인법, 합리적 선택을 돕는다

 

미래 황금알의 현재가치 구하기

 

질문을 다시 떠올려 봅시다. 황금알 낳는 거위는 40년 동안 매년 1개의 황금알을 낳는다고 가정했습니다. 가정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총 40개의 황금알을 확보할 수 있지만, 당장 배를 가르면 20개밖에 얻지 못합니다. 당장 배를 가르면(선택 1) 이익일까요? 아니면 40년간 기르는 것(선택 2)이 더 나을까요?

 

 


 

이를 판단하기 위해선 미래 얻게 될 황금알에 대한 현재가치를 알아야겠죠. 앞으로 40년간 수익을 안겨줄 황금알 낳는 거위의 현재가치를 구해야 당장 배를 갈라 얻을 수 있는 황금알 20개와의 현재 수익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황금알의 현재가치를 구하는 방법은 현금의 현재가치를 계산하는 방식과 같습니다. 다만 적용하는 이자율이 달라집니다. 돈이 아닌 자산의 현재가치를 구할 경우에는 이자율 대신 기대수익률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미래가치를 구할 때도 기대수익률을 곱해서 계산합니다. 현재가치를 구할 때 역시 기대수익률을 나눠서 계산합니다만, 이때는 기대수익률이라는 용어 대신 할인율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즉 기대수익률과 할인율은 같은 값입니다.

 

특정 자산의 현재가치를 구할 때는 자산의 위험도에 따라 적용하는 할인율이 달라집니다. ‘High Risk(고위험), High Return(고수익)’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자산에 투자하는 사람은 그 자산의 위험도가 높을수록 많은 대가를 요구하게 됩니다. 즉 위험도가 높을수록 기대수익률이 높아집니다. 가장 안전한 자산은 국채입니다. 그래서 국채이자율을 무위험 이자율이라고 합니다. 특정 자산이 국채보다 위험한 정도를 β(베타)라고 한다면, 그 자산의 기대수익률이나 할인율은 국채이자율에 β를 더한 값이 됩니다.

 

황금은 매우 안전한 자산입니다. 통상적인 위험도는 국채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시기에 따라서는 국채보다 안전하다고 평가받을 때도 있습니다. 과거 금본위제하에서 금을 화폐 대신 사용했다는 역사적 사실에서도 그 안정성이 나타납니다. 먼저 우리나라 국채 5년물 수준의 3%와 그보다 위험도가 높은 5%의 할인율을 각각 적용해 황금알 낳는 거위의 현재가치를 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가치 계산식]

 

 

 

[반복되는 현금흐름의 현재가치 계산식]

 

 

 

[가정]

 

황금알 1개 가격 = 1,000만원
황금알 20개 가격 = 2억 원

 

[결론]

 

1. 할인율 3%를 적용하는 경우 ⇒ 미래 황금알 40개의 현재가치 = 2억 3,115만원
2. 할인율 5%를 적용하는 경우 ⇒ 미래 황금알 40개의 현재가치 = 1억 7,159만원

 

 

 

 

1~10%까지 할인율 각각의 현재가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돕는 ‘현재가치 할인법’

 

할인율 3%를 적용할 때는 황금알 낳는 거위의 가격(2억 3,115만원)이 황금알 20개의 가격(2억 원)보다 높으므로 황금알 낳는 거위를 곱게 기르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할인율을 4%보다 높게 적용한다면, 황금알 낳는 거위의 가격이 2억 원보다 낮으므로 거위의 배를 당장 가르는 것이 유리합니다. 그런데 황금알 거위가 매년 황금알을 무사히 낳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따라서 황금알 거위의 현재가치를 계산할 때는 3%보다 훨씬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즉, 이솝우화의 가르침과는 다르게, 거위의 배를 갈라서 당장 20개의 황금알을 취하는 게 오히려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이와 같은 선택은 미래가치(FV)의 관점에서도 비교할 수 있습니다. 이자율(할인율)이 4%인 경우 당장 거위의 배를 갈라 황금알 20개를 현금화하여 이자 수익을 얻는 것이 향후 40년 동안 매년 황금알을 1개씩 받아 매 순간 4%의 이자율로 투자하는 것보다 유리합니다. 반대로 할인율이 3% 미만이라면 당장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보단 40년 동안 매년 황금알을 받아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되죠.

 

현재가치 할인법은 이처럼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획득할 수 있는 자산의 가치를 가늠하는 데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됩니다. 채권처럼 미래의 현금흐름이 확정되어 있고, 과거의 이자율 분포가 알려져 있는 자산은 현재가치 할인법을 적용하기 좋은 대상입니다. 주식의 가치도 기업의 배당 수익과 같은 미래 현금흐름을 할인해 구할 수 있습니다. 똑같은 상품이 없어 가치판단이 어렵거나 시장 정보가 왜곡되어 있을 때도 현재가치 할인법은 가치 판단의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부동산, 자동차, 명품 재화’와 같은 고관여 제품이나 자산에 대해서도 앞으로 소개될 ‘현재가치 할인법’ 시리즈를 통해 합리적인 선택과 가치판단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현재가치 할인법을 적용할 때 유의할 것은 자산의 용도입니다. 달걀을 얻는 게 목적인 닭이라면 미래의 달걀을 대상으로 현재가치 할인법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식용이 목적인 닭이라면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젖소의 가격은 미래의 우유 가격으로, 황소의 가격은 부위별 고기 가격으로 구하는 게 합리적인 가치평가 방법입니다.

 

 

<본문 요약>

 

1. 미래가치를 구하는 데 사용된 이자율은 현재가치를 구할 때는 할인율이 됩니다. 이자율과 할인율은 같은 값입니다.

 

2. 이자율(할인율)을 3%로 가정하면, 황금알 낳는 거위를 40년간 키우는 것이 낫습니다. 그러나 이자율이 4%를 넘기만 하면, 당장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고 황금알 20개를 얻어서 연 4% 이상의 기대수익률이 있는 국채(안전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은 수익을 얻는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3. 현재가치 할인법은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얻을 수 있는 자산의 가치평가에 매우 유용한 수단입니다. 미래 수익이 일정한 채권이나 배당수익이 일정한 주식의 가치도 현금흐름 할인법을 통해 산출할 수 있습니다.

 


 

Writer. 김희준

  현대자동차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미래연구실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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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금융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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